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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 Science / Articles] Amazon Studio 제작은 데이터 기반으로, 세계 최대 영화 정보 사이트 IMD에서 부터. 콜 니드햄 CEO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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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 Science / Articles] Amazon Studio 제작은 데이터 기반으로, 세계 최대 영화 정보 사이트 IMD에서 부터. 콜 니드햄 CEO

cinema4dr12 2014. 4. 2. 16:43

한달 2억명씩 올리는 영화평에 오스카·칸도 눈치보기

할리우드의 감춰진 '빅마우스'

영화광이 된 공학도
48시간마다 1편씩 감상…줄거리·배우·뒷이야기·감상평 올려

할리우드의 백과사전
35만편 영화 정보 간직
영화평 삭제 등 허위정보 판치자 신뢰도 떨어진 정보 자동 삭제

영화 마니아 팬사이트?
아마존과 손잡은 뒤 유료 회원에 제작 스케줄 등 프리미엄 정보 제공
댓글 고려해 스토리 결말도 바꿔
 

1967년 영국 맨체스터 외곽의 덴턴에서 태어난 한 소년은 어린 시절이 따분하기만 했다. 하루의 대부분을 지역신문 영업소를 운영하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보냈다. 여덟 살이 되던 해 엄마의 손에 이끌려 난생처음 극장을 찾았다. 당시 화제작 ‘죠스’를 봤다. 영화가 너무 실감나고 무서웠던 이 소년은 한동안 바닷가는커녕 수영장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뒤 그는 비디오테이프에 녹화된 영화 ‘에일리언’을 만난다. 이 영화는 2주 연속, 총 15번을 봤다. 영화에 푹 빠져든 이 소년은 질문을 하나 던진다. “내가 본 영화를 기록으로 남겨서 세상 사람들과 소통할 수 없을까.”


이 소년은 지금 세계 최대 영화 데이터베이스 사이트의 주인이자 ‘할리우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 됐다. 한 달 평균 2억명이 다녀가는 영화정보 사이트이자 ‘할리우드의 역사’로 불리는 IMDb의 콜 니드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의 이야기다.


할리우드의 스티브 잡스

IMDb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21일 현재 ‘8505’라는 숫자가 뜬다. 이 숫자는 지금껏 그가 본 영화의 편수다. 1967년 1월26일에 태어났으니, 니드햄은 지금까지 48시간마다 한 편씩 영화를 본 셈이다. 


여덟 살 때 영화 ‘죠스’를 본 후 니드햄은 영화광이 됐다. 컴퓨터에도 뛰어난 소질이 있었다. 이미 12세 때 컴퓨터 잡지를 보고 비슷한 기계를 뚝딱 만들어내기도 했다. 공상과학 영화 속 모든 첨단기술은 그에게 분석의 대상이었다.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지만 영화에 대한 끈은 놓지 않았다. 히치콕 영화에 빠져 살던 20대 초반, 자신이 본 영화가 100편을 넘어서자 허무함이 찾아왔다. 이미 봤던 영화를 기억하지 못해 같은 영화를 두 번 이상 보는 일이 반복됐다. 어딘가에 기록해야 했다. 그는 인터넷 게시판에 13세 이후 봤던 영화를 자세히 기록한다. 제작연도, 줄거리, 주연배우, 제작 뒷이야기, 감독, 감상평 등이다.
 그가 1990년 시작한 이 단순한 기록 작업은 지금 35만편의 방대한 영화 정보를 간직한 할리우드의 하드디스크 역할을 하고 있다. 1960년대 로마 영화부터 최신작까지 아우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니드햄을 가리켜 “영화계의 스티브 잡스”라고 칭했다. IMDb를 통해 전 세계 사람이 자신이 본 영화에 대한 지식과 감정을 남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단지 영화에 대한 정보와 감상평을 공유하는 것만으로 이렇게 장수할 수 있었을까. 니드햄은 “영화라는 장르는 그 어떤 콘텐츠보다 단기간에 대중으로부터의 집중도가 높고, 그만큼 빨리 관심이 소진되기도 쉽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 같은 속성 때문에 자신이 인상 깊게 본 콘텐츠에 대해 기억하고 싶어하고,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예를 들어, 디즈니의 인기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을 봤던 사람들이라면 영화 속 사자의 울음소리가 실제로 호랑이의 울음소리였다는 단순한 사실에도 흥미를 느끼고, 자연스럽게 IMDb라는 플랫폼을 찾아오게 된다는 것이다. 


“믿을 만한 정보만 취급한다”

니드햄은 한때 휴렛팩커드(HP)에서 기술자로 일했다. 동료들과 IMDb 사이트를 구축했을 때만 해도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지 않은 시기여서 아무도 그 진가를 몰라봤다. 인터넷 네트워크가 확산하면서 IMDb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2주에 한 번 서버를 확장해야 할 만큼 방문자가 늘었다. 유명해지자 문제도 생겼다. 전 세계 배우와 매니저들, 영화 제작사 관계자들이 IMDb에 들어와 영화평과 배우평 등을 작위적으로 올리거나 삭제해버렸다. 허위 정보가 판을 치면서 방문자 수도 20% 이상 줄었다. 

니드햄은 신뢰도 회복에 집중했다. 이전 기록과 대조해 신뢰도가 떨어지는 정보를 올리는 사람에 한해 삭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특별한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컴퓨터공학도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믿을 만한 영화 정보가 축적되면서 IMDb는 곧 할리우드의 역사 그 자체로 다시 자리매김한다. 그는 칸, 베를린, 오스카 등 굵직한 영화 시상식의 VIP로 초대받으며 하루에도 5~10편의 영화를 보고 평점을 매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영화 ‘그래비티’와 ‘제로다크서티’의 감독인 리처드 힉스는 IMDb를 전기 혹은 물과 비교할 만한 할리우드의 필수 자원이라고 평가하며 “IMDb 이전의 삶은 기억할 수조차 없다”고 말했다. 


아마존과 손잡다 

1998년 니드햄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품에 안긴다. 계약 조건과 금액은 밝혀진 바 없지만 아마존은 IMDb의 ‘정보’에 오랜 시간 군침을 흘려왔다. 니드햄은 “아마존은 소비자 취향과 클릭 수, 영화평, 평점 등이 가장 큰 관심사”라며 “지금도 이 정보를 통해 아마존이 경영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귀띔한다. 오랜 시간 축적된 정보와 그에 따른 알고리즘 덕에 아마존은 홈페이지를 찾는 사람들이 그 다음에 어떤 상품(혹은 영화) 정보를 검색하고 구매할지 예측이 가능하다.

아마존과의 동거 5년 만인 2002년, 니드햄은 조금 다른 결심을 한다. IMDb를 그저 ‘영화 마니아들의 팬사이트’에 머물게 하고 싶지 않았던 것. 그는 ‘IMDb프로’를 론칭한다. 한 달에 125달러를 내는 유료 회원에게 1만2000건 이상 영화의 제작 단계, 제작비 규모, 제작 스케줄 등 프리미엄 정보를 전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과 연계된 ‘스마트미터’ 서비스는 영화 정보와 배우 정보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봤는지 주간 데이터로 보여준다. 

IMDb의 업계 영향력이 커지자 논쟁도 따라붙었다. 지난해 니드햄은 주니 황이라는 여배우가 “IMDb에 내 나이가 7살이나 더 많게 기재된 탓에 영화 수익이 100만달러 감소했다”며 제기한 소송으로 법정에 서기도 했다. 그는 이 같은 잡음마저 “좋은 신호”라고 말한다. 무명의 배우 나이까지 소송거리가 될 정도로 IMDb에 많은 사람이 신뢰를 갖고 있고, 이것이 회사의 미래를 좌우할 무기라는 것이다.

IMDb는 이제 그저 영화정보가 쌓인 백과사전이 아니다. 아마존은 자체 영화와 TV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시작했는데 니드햄은 여기에 깊게 관여하고 있다. 누군가 IMDb에 접속해 제작 중인 영화 정보를 클릭하면 아마존이 만든 동영상에 직접 연결된다. 이 동영상을 클릭한 사람들이 남긴 평가를 고려해 다음 스토리를 전개해 가는 것. 니드햄은 “더 민주적인 방식으로 블록버스터를 제작하는 최초의 시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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