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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오큘러스 인수로 다시 주목 받는 가상현실

cinema4dr12 2014. 3. 30. 11:42

원문 : http://www.itworld.co.kr/news/86744

페이스북이 미래 컴퓨팅을 위한 투자라며 무려 20억 달러를 들여 가상현실 헤드셋 개발업체인 오큘러스 VR을 인수했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가상현실을 구현한 헤드셋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지만, 페이스북이 가세하면서 게임만을 위한 것이 아닌, 좀 더 폭넓은 가상현실의 가능성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오큘러스 VR의 가상현실 HMD인 오큘러스 리프트는 국내에 킥스타터가 제대로 알려지기 이전인 2012년에 ‘저렴하고 사용할만한 가상현실’을 내걸고 자금을 모았다. 자신들이 생각하는 디바이스를 구체화하기 위해 필요한 금액은 25만 달러. 하지만 무려 9000여 명의 후원자가 240만 달러를 투자하는 대성공을 거두며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아직 상용 제품이 출시되지는 않았지만, 킥스타터의 성공 이후 개발자 키트를 내놓고 주요 IT 행사에서 개선된 버전을 발표하면서 HMD 방식 가상현실 분야에서 선두주자로서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이 때문에 오큘러스 리프트는 게임 관련 디바이스의 기대작을 꼽을 때 빠지지 않고 거론되고 있다.

오큘러스 리프트가 높게 평가되는 또 하나는 바로 가상현실 헤드셋 열풍을 불러온 장본인이라는 것이다. 오큘러스 리프트에 대한 사람들이 관심이 높아지고, 또 오큘러스가 실체화된 디바이스를 공개하면서 게임 업계를 중심으로 가상현실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개인용 가상현실은 이미 수십 년 전에 나온 개념이지만, 일반 사용자들이 큰 부담없이 구매할 수 있는 상용 제품으로 나온 경우는 없는 실정. 때문에 가상현실은 몇 십년 째 잠재력은 크지만 가능성은 낮은 기술로 인식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오큘러스 리프트로 물꼬가 트인 가상현실 헤드셋 분야는 수많은 신생업체의 참여는 물론 소니, 엔비디아, 밸브 등 대형 업체까지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활기를 띄고 있다.

이처럼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만큼 페이스북의 인수와 인수 금액은 충분히 납득할만한 것일 수도 있다. 실제로 가상현실은 소셜 네트워크 환경에서 그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하지만 킥스타터라는 형식으로 기반을 마련하고 커뮤니티의 적지 않은 지원 사격을 받고 있던 오큘러스인 만큼 대형 소셜 네트워크 업체에 인수된 것에 대한 사람들의 반감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게임 분야에서 인지도 있는 사람들이 소셜 환경에서 가상현실의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페이스북이라는 거대 업체에 인수된 오큘러스에 대해 초심을 지킬 수 있을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고, 마인크래프트 개발자 마커스 페르슨은 오큘러스 리프트용 마인크래프트 개발을 취소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오큘러스 리프트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제품들이 새롭게 조명을 받기도 하고 있다.

페이스북 인수 발표와 함께 나온 즉각적인 반응들은 찬반양론으로 나뉘어 진다. 긍정적인 평가는 우선 소셜 환경에 가상현실이 적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고, 또 페이스북의 자금은 오큘러스의 가상 현실 헤드셋이 좀 더 강력하고 저렴한 제품으로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 페이스북이 구축하고 있는 광범위한 협력관계 역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된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페이스북은 오큘러스 VR의 독립적인 운영을 보장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명목상으로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이미 초대형 업체이고, 이번 인수는 열정적이고 커뮤니티 친화적인 오큘러스의 핵심을 망쳐놓을 것이란 의구심을 지우기는 어렵다. 우선 페이스북은 프라이버시와 관련해 평판이 워낙 나쁘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이다. 사람들은 광고가 통합된 오큘러스 리프트를 생각하고는 몸서리를 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사람들은 오큘러스가 킥스타터 정신이란 암묵적인 동의를 깼다고 느끼고 있고, 이는 커뮤니티의 지원을 잃어버리는 것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직은 아무도 알 수 없다. 올해 초 밸브와 오큘러스가 맺은 협력관계는 페이스북의 난입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도 의문이고, 그 동안 협업적인 관계를 가져오던 가상현실 커뮤니티가 페이스북이 인수한 오큘러스의 특허를 휘두르면서 붕괴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인수가 어떤 변화를 가져오든, 일단 열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한 가상현실 시장이 단지 선두마가 비틀거린다고 해서 무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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